과테말라 해외자원봉사 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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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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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봉사활동
홍익대 역사교육2년 김옥주
나를 위해 살기보다는 남을 위해 살고 싶었고, 나의 역량을 특정한 기업
보다는 국가나 사회에 쓰인다면 더 보람차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해왔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과테말라 해외봉사활동은 내게 사춘기
소년의 뜬구름 잡는 듯한 소망을 좀 더 구체적으로 또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꿈꾸고 있었던 삶의 모습이 이 곳 멀리 과테말라에서 비정부기구,
즉 NGO라는 이름으로 그려지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굿네이버스
(Goodneighbors)가 있었다. 사실 이 곳에 오기 전. 정확히 말하면
이 NOVIG팀에 합류하기 전까지만 해도 굿네이버스라는 단체는 나에게
생소한 이름이었다. 아니 NGO라는 기구도 단지 ‘주체가 국가가 아닌
민간인이고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정확히
사회나 약자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는지, 국내 혹은 세계적으로는 어떤
단체들이 있는지는 등등 많은 부분에서는 무지에 가까웠다.
NGO는 국가에 소속되지 않기 때문에 그 활동분야에서 광범위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NGO인 굿네이버스의 경우에는 국내복지사업,
해외구호개발사업, 대북지원사업, 긴급구호사업으로 나누어 활동하고
있다. 몇 해 전 아이티와 칠레에 대지진이 났을 때도 발빠른 대응으로
신속하게 실질적 대민 구호사업을 했던 단체들도 굿네이버스와 같은
NGO들이었다. 대북지원사업도 한다는 점이 처음에 들었을 때는 조금
의외였지만 어쩌면 가장 빈곤하게 살면서도 가장 우리와 가까운 북한을
돕는 일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했던 활동은 해외구호개발사업이었고, 활동지역이 바로 이
과테말라였다. 현지에 갔더니 이 해외구호개발사업도 또 세분화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지역개발사업, 권리옹호사업, 사회적기업개발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이나 보건, 식수사업 등이 다 여기에 속한다.
내가 보았던 과테말라는 생각보다 사태가 더 심각했다.
인구의 50%이상이 영양실조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그들이 먹는 음식을
보면 영양가가 부족한 게 눈에 띄게 보였다. 초등학교까지 의무교육
이라고는 하나 국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고 고등학교는커녕 중학교
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많지 않았다. 특히나 스페인어가 공용어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발길이 닿지 않는 산간지역에는 여전히 토속어를 사용
하는 사람이 많았고 이에 따라 문맹인 사람도 제법 있다고 한다.
실제로 과테말라에는 26개의 언어가 있다.안타깝게 여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보건과 식수문제였다.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아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고
무엇보다 청결, 위생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여 각종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개발도상국이 경제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도로나 공장건설
등이 우선시 되다보니 환경이나 복지분야는 가장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고 그에 따라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쓰레기매립장이나 상하수도
처리장을 짓지 않아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나 각종 오물들이 산간계곡에
투척하다보니 그 악취가 인근 마을에 진동하고 있었고 이미 너무 많이
쌓였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분명 나중에
이 쓰레기문제가 마을에서 큰 문제로 야기될 것이고 그 땐 이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점에서 많은 시간 흐른 뒤가 되고 말 것이다.
내가 봤을 때 과테말라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소득불균형과 그에 따른
빈부격차인 거 같다. 과테말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농작물은
커피다. 커피는 분명 쌀이나 밀가루에 비해 토지면적 당 생산효과가 더
클 것이다. 하지만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은 과테말라의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밥 대신 커피를 먹을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커피농장이 넓게 분포
하고 있는 것은 이 농장들이 몇 몇 대지주에 의해 소작되고 있기 때문
이다. 다시 말해 과테말라 인구의 상당수가 자기의 토지를 갖지 않고
있고 소작농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임금도 많지 않다. 토지에서
생산되는 그 막대한 이익이 그대로 지주에게 흘러가고 있고 여전히
과테말라 농민들은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고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누군가에
의해 부림당하는데 적절한 수준의 교육만 받고 있는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과테말라사람들은 지난 300년간의 스페인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이런 사회시스템 구조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이렇게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것을 너무나 당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 나라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행복은 무엇일까? 국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사람이 사는데 경제적 부유함이 꼭 필요할까? 그렇게
물질적으로 부족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데도 만약 그 국민의 대다수가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바람직한 국가의 모습이 아닌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건지 아직까지도 난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 세계의 그 누구도 가난하다는 이유로 굶어
죽어서는 안되고 누구도 가난하다는 이유로 교육을 받지 못해서는
안 된다. 그건 조금 잘 사는 나라의 국민들이 반드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사회적 책무이다. 국내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왜 굳이
해외까지 가서 봉사활동을 하려 하느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난 이것역시 조금 잘 사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책무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빈곤하게
살았지만, 그 당시에 많은 국가들의 지원이 있었고 우리가 경제 성장을
하는데 큰 보탬이 되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충분한 국력을 갖추었다. 우리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마땅히 도와야
할 것이다.
과테말라 현지에서 일하시는 KOICA 소장님의 말을 빌리자면, 근래
들어 국제개발이나 구호사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청년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그 바람의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바람직하고
보기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과테말라에 다녀와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조금만 고개를 들어
보면 이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정말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고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얼마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나는 NGO에 관심이 많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내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더 크게 이용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
이외에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간단한 병
이라도 낫게 하는 간호기술이 있다면 이 세상에 어디에 가서든 쓸모가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외국에 있었을 때, 한국어밖에 모르는
것보다 영어나 기타 그 나라 외국어를 할 줄 안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또 달라질 것이다.
나를 위한 배움보다는 남을 위한 배움을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왜 내가 학교에 다녀야 되고 왜 내가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풍부한 감수성과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봉사활동. 나에게는 정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뜻 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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