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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식 전 원장님 전남일보 기고문

작성자 : 
등록일 : 
2015-02-06
조회수 : 
4142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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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호남(是無湖南)
                                                                                                                                           - 신중식 전 국회의원

임진왜란 발발 1년 2개월도 지난 1593년(선조26년) 당시 48세였던 성웅 이순신장군은 약무호남(若無湖南)이면 시무국가(是無國家)란 그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일찍이 36세에 고흥 발포만호와 47세(1591년)때 여수에 있었던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를 지낸 이순신장군은 호남 민초들과 의병, 수군들의 남다른 나라사랑과 그들의 피와 땀, 눈물로 왜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내용의 서신이었다. 그런데 422년의 오랜 세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호남은 시무호남(是無湖南)이란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작년 연말 한 방송사의 임원이 서울을 떠나 영남의 대구, 구미, 포항, 울산, 부산, 창원, 거제를 거쳐 호남의 광양, 여수, 순천, 벌교, 장흥, 진도,목포까지 4박5일간의 자동차 여행을 다녀와서 하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고 참담 하기까지 했다. 그의 눈에 비친 영호남이 마치 남북한처럼 비교되더라는 것이다. 필자 또한 작년 10월말 광주의 한 모임에 참석하고자 광주역에서 1㎞떨어진 유명호텔까지 걸어가는데 가로등은 모두 꺼져 있고 도로변 상가도 손님이 없어 활기를 잃은 죽은 도시처럼 보였다.
통계청에 의하면 작년말 기준 울산, 거제 등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만불 전후인 반면 광주는 겨우 2만불을 넘어설 정도였다. 16개 시도별 재정자립도를 보면 광주는 8개 광역시중 최위인 69% 또 8개 시도중 전남은 21%, 전북 27% 꼴찌였다.이렇듯 우리나라의 경우 권력과 부가 특정지역에 집중되다 보니 지역간 계층간 격차는 비단소득뿐만이 아니고 교육, 문화,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양극화가 커져가고 있다. 사실 영남과 호남의 인구변동의 역사는 조선 숙종때와 일제 식민지시대 중반까지는 영남이 350만 호남이500만명 이었다가 1970년 박정희정권시절에는
영남이 1,142만 호남 605만명으로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5.16쿠데타 이후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과정에서 발생한 특정지역에 대한 집중투자와 개발의 산물이라 볼 수 있다. 근래에 들어서도 작년말 전남은 196만 광주는
148만 전북은 188만을 겨우 유지한 반면 부산은352만 대구 250만 울산 117만 경북 270만 경남 340만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 40여년 호남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된 것은 직장과 생계를 위해 수도권과 영남으로 대 이동한 결과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한가지 사실은 5.16쿠데타 이후 전북의 금산과 논산일부가 충남으로 편입되고 강원도의 울진이 경북으로 넘어간 것은 혁명의 두 주역인 박정희장군과 김종필중령의 세력확장의 일면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박정희정권 18년 전두환 노태우정권 13년 김영삼 대통령과 MB에 이어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영남출신 대통령들의 무소불위의 승자독식이 45년간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종필 박태준등의 협조로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했지만 단, 5년에 그쳐 지역간 불평등과 소득격차는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계속되고 있어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행정, 입법, 사법부의 수장은 물론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감사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이 모두 영남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일찍이 박정희 전두환 MB정권 때도 없었던 지역쏠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17명의 국무위원중 호남출신은 단 1명인데다 정부투자 공공기관 및 금융계도 특정지역이 35%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상징적으로 총리에 호남출신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피력한 바 있고 MB말 국회의장이었던 충청출신 강창희 의원도 지역편중현상이 너무 지나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특히 MB가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한답시고 60조에 가까운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었는데도 전북의 새만금 사업은 25년이 넘도록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또 KTX도 착공 8년만에야 광주 2시간대 개통을 예정하고 있지만 목포까지는 또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서울역 또한 경부선전용이 되고 지하철, 버스, 택시 주차장 등 열악한 조건의 용산역은 호남선으로 분리시킨 장본인이 MB이기도 하다. 이렇듯 국가의 권력과 부가 특정지역에 집중되다보니 소득과 기회박탈에서 오는 소외감과 탄식이 이제는 분노의 수준까지 확산되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다. 부의 대물림과 세습, 신분과 계급의 고착화로 우리사회는 그야말로 암덩어리를 안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필자는 호남의 젊은 후배들에게 비록 권력과 부에서 소외되고 차별받고 있지만 호남인 특유의 기상과 지식수준 그리고 정의감과 양심으로 다음과 같은 돌파구로 헤쳐 나가길 권하고 싶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페이스북의 주커버그, 그리고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과 제일교포 3세 경영인 손정의 처럼천재성과 창의력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그들을 롤모델해야 된다고 본다. 또한 축구의 박지성, 기성용 야구의 선동렬, 강정호, 이승엽처럼 골프의 최경주, 신지예, 이미림과 같은 세계적선수가 되는 길도 있다. 끝으로 김준태 시인의 ‘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피눈물 흘리는 우리들의 영원한 도시여’ 한 토막을 남기고자 한다.